낙타, 사막의 가장 깊은 곳까지 걸어 들어가다.

작가는 타인의 슬픔, 아니 타인의 삶의 무게를 낙타의 혹에 비유하고 형상화 한다고 말하지만, 우리를 삶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이끌어 가는 것은 작가 본인이 아닌가? 그는 관찰자가 아니다. 사막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걸어들어갈 수 있는 인도자의 능력과 숙명을 진 낙타와 같은 운명을 감당하는 예술가이다. “혹을 지고가는 자”. 작가의 작업은 개인사의 슬픔에서 출발하여, 점차 “타인의 슬픔”으로 시선을 옮겨 갔다. 그리고 그 슬픔에 대한 응시를 통해 작가로써의 숙명을 깨닫고 세상을 어루만지는 ‘위로’로써의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작가는 스스로 자신의 이러한 숙명에 대해 자각하고 있다고 말한다. 작가, 감성빈은 자신이 작업을 하는 내내 이 “슬픔”에 천작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 스스로의 숙명에 대한 이야기이다. 현재의 고난을 이겨낸 미래에 대한 이야기 이다.
슬픔 혹은 타인의 슬픔에 대한 작가의 시선과 작업 영역의 확대는 슬픔을 극복하기 위한 작가의 고독한 여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사막을 묵묵히 건너는 낙타의 걸음에서 작가는 타인의 모습이 아닌 바로 자신의 모습을 찾고 있다. 스스로 슬픔에 천착한다고 하지만 더이상 슬픔에 사로잡혀 속박 당하지 않고, 괴롭고 고통스럽지만 끝내는 살아야하는 사막 같은 우리의 생을 건너는 ‘낙타’를 형상화 하며 기존의 작업에서 한걸음 더 내딛은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나는 믿는다.

그리고 그의 이 고통스러운 여정을 바라보는 우리도, 나도 그의 이 끝없는 고통의 사막 위의 걸음을 따르며, 삶의 무게를 이겨내고 위로를 받으며 함께 걷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막의 가장 먼 내일까지 걸어가는 그.

낙타.


(디렉터 강대중, 2019.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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